백촌막국수
강원도 간 김에 속성으로 고성까지 함 찍어보고자 들렀다가 저녁때가 되니 뭐라도 먹자 싶어 음식점을 뒤졌더랬다.
검색해보니 고성 백촌막국수 집이 많이 나오길래 일단 고고.
이런곳에 음식점이 있을까..? 싶은 곳에 가게가 있는데 네비를 따라가면 지도에 보이는 하나로 마트를 지나쳐서
쭉 올라가라고 안내를 한다.
따라가보면 우측엔 굉장히 가파른 언덕이 있고 정면 전봇대에는 백촌막국수 주차장은 뒤쪽에 있다는 간판이.. ㅜㅜ
있길래 다시 돌아서 내려옴..ㅋ
하나로 마트 앞에 공터가 있고 거기가 막국수 집 주차장이었다.
주차를 하고 걸어서 올라가는길에 차 한대가 내려왔는데 우리가 막국수 먹으러 가려는 사람인걸 어찌 알았는지 운전자 아저씨가 주차는 위에 해도 된다고 알려주는게 아닌가!! 하.. 차 괜히 돌렸네..ㅋㅋ
이미 주차한 차는 쉬도록 냅두고 그대로 걸어 올라갔다.
가게 앞에 아저씨 말대로 주차공간이 있긴 있었는데 마트 앞 공터보다는 협소해서 붐비는 때에 찾아가시는 분이라면
그냥 밑에 대고 걸어가시는게 나을지도..
백촌막국수라고 대문짝만하게 적힌 건물은 누가봐도 가정집이라 살짝 당황했는데 그 뒤쪽으로 더 들어가면 진짜 가게가 나온다.
들어가서 안내받은 자리는 좌식이었는데 난방이 아주 뜨끈뜨끈하니 백년만년 앉아서 엉덩이를 지지고 싶었다.
밖에 바람 엄청 불고 엄청 추웠다고오.. ㅜㅜ
앉아서 주변을 둘러보니 이 공간을 전에는 일반 가정집이지 않았을까 싶다.. 아마도?
어린 시절에 여름휴가라하면 매년 강원도 강릉으로 떠났었다.
그 곳엔 고모와 고모할머니를 비롯한 친척들이 있었는데 고모할머니 집이 딱 이런 느낌이었다.
문턱이 높고 천장은 낮아서 지나다닐 때마다 머리를 부딪힐까봐 조심해야 하는 구조, 대충 발라놓은 듯한 벽지.
당시 친척집은 여기보다 더 좁은 집이었는데, 어린시절 대부분을 아파트에서만 살았던 나에게는 너무나 낮선 공간이어서 방문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았다..
그렇긴 했어도 나름 어린날의 추억이라고 비슷한 인테리어를 보니 기억속에 그 집이 스치면서 나홀로 추억여행에
빠지려던 차에 음식이 나왔다. ㅎ
밑반찬 셋팅.
사진엔 없지만 백김치도 있었다. 국수랑 궁합이 좋았음.
빨간건 친구가 맛있다고 한 명태식해!
메뉴판엔 편육이라고 써있었는데 머릿고기 누른 그 편육은 아니고 수육이다.
많이 퍽퍽하지는 않았고 적당히 퍽퍽살 + 비계의 조합으로 평범한 수육이었다.
다른사람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이 막국수는 뭔가 오묘했는데 일단 간이 세지 않아서 그런가 첫입을 먹었을 때
그냥 별 맛이 안 났다.
약간 새콤함 + 약간 달짝지근 + 면의 맛 + 국물의 시원함 = 맛이 없는 건 아닌데 전체적으로 밍숭맹숭한 맛.
낮에 먹은 햄버거가 무지개색 원피스라면 이건 밝은 회색 잠옷 같은 깔끔하고 부담없는 맛.
딱 요런 느낌.
하지만 우리는 자극을 찾고자.. ㅎㅎ 겨자, 식초, 양념장 그리고 부족하면 더 넣어 먹으라고 주시는 동치미국물을
때려넣었는데도 태초의 맛에서 크게 벗어나질 않았다. 왜인지는 모르겠음. ㅋㅋ 뭔가 최상의 조합이 있었던걸까..
자극추구에 실패한 우리는 이 이상 뭔가를 더 넣어도 소용없다는 걸 받아들이고 그냥 먹었다. ㅎ
아무튼 맛이 없는건 아니었기에 나쁘진 않았지만 평소에 나는 자극적인 음식이 좋고 그렇게 먹는 편이다 또는 양념은
빨간게 최고! 인 분들은 큰 기대 마시길.. 허나 그 반대 입맛의 소유자라면 잘 맞을 것 같으니 한번 방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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